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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6개월차 신입사원

해스끼 2025. 3. 2. 23:25

지난주로 입사 6개월차가 되었다. 6개월이라는 기간에는 큰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취감 정도는 내 맘대로 채워도 되지 않을까 싶다.

 

독보적으로 바쁜 팀에 신입으로 들어와, 십수 명의 1n년차 선배들을 매일같이 마주했다. 쉬운 일을 하고, 어려운 일을 하고, 오래 걸리는 일을 했다. 코딩에는 나름 자신있는 편이었지만, 이상하게 사무실에만 앉으면 내 생각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버텼다. 

 

매일 같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웃고, 때로는 싫은 말도 듣는다. 아무런 대가 없는 친구 관계와 돈을 받고 다니는 회사에서의 관계는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나처럼 관계에 서투른 사람이라면 더더욱 적응하기 어렵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6개월을 버텼다. 

 

버티는 건 예전부터 자신있었다. 선배들에게도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최근에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여유가 생긴 것 같다'는 말을 몇 번 들었는데, 대강 여유있는 척할 수 있는 여유 정도는 생겼다. 다음 목표는 진심으로 여유를 갖고 일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여기저기 불려가는 일이 많아서 고민이다;; 어려운 건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물쭈물하다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게 습관이 되면 정말 큰일날 것 같아, 당분간은 용기내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지난주 입사 6개월을 기념하여, 앞으로 담당하게 될 업무가 대강 정해졌다. 처음 입사할 때 나에게 주어진 가능성은 두 가지였다.

  1. 잘 모르지만 대충 주워들은 게 있는 업무
  2. 듣도 보도 못한 완전히 새로운 업무

결과는? 당연히 2번이다... 중요한 순간에 항상 운이 나쁜 나다운 결과였다. 돈을 받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선택권은 없었다.

 

선택할 수 없는 걸 후회하지 말자는 주의로 살아왔지만, 미래의 나도 그렇게 생각할까? 1번을 받아들인 나를 상상하며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잘 할 수 있을까?

 

지금의 이 감정이, 모르는 것을 특히 두려워하는 나의 엄살이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렇게 믿고 열심히 사는 수밖에 없다.

 

3월은 휴일도 있고 재미있는 교육도 많다. 조금 더 천천히, 하지만 충실하게 살아보자. 언젠가 이 글을 돌아보며 추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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